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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10월 4일 상주를 처음 방문하다. 2016.01.26 06:12
글쓴이 : 안재만 조회 : 1306

지난 8월(2011년)부터 학원이 갑자기 어려워 진다. 그 전부터 학원업이 어렵다는 상황은 느꼈지만 늘 적은 수입으로도 안빈낙도(?)했었는데 이러다간 버티기 조차도 힘들어 질 것이라는 느낌이 온다.

나름 촉이 발달했던 터라 내심 심각하다.  

9월 초 평소 늘 시골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에 마음으로만 준비아닌 준비를 하다가 나와 성도 이름도 나이도 같은 밀양시 초동면 사는 창원에서 고향으로 귀농한지 9년인 방사유정란을 하는 지인에게 전화걸어 빈집도 부탁하고 소개받고 방문을 하였고 도움을 받아 마을분들과도 대화도 나눴지만 이 마을에 오면 딱히 느낌이 오는 농삿일이 없는 것 같아 마음을 접었었다. 

본인도 9년동안 별의 별 농사를 다해 보았지만 보람있는 수익을 내지는 못했다고 한다. 창원에서 부인이 조그만 가게를 해서 자녀교육을 시키는 주말부부란다. 당장 시설투자 농업은 수익이 클수도 있지만 실패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한마디로 원금회수에 5년은 걸린단다. 나같이 현금이 없는 사람은 아예 꿈도 못 꾼다. 나보고 주변 농공단지에 취직하면 월 150만원 정도는 버니 살 수는 있단다. 기가 막히다. 수입도 수입이지만 생산공장 노동자의 삶이다. 농부가 아닌 삶을 살 수는 없다. 

9월말 인터넷 검색을하다 알게된 농어촌빈집주인찾기 사이트를 뒤적거리다 눈에 띄는 곳을 찾았다. 

경북 상주시 외남면 신상리(상세주소 없음) 감나무밭 1000평 감나무 130그루 년간 임대료 500만원 나무 한 그루당 년 50만원 수입(나무마다 다르고 인건비, 농약, 퇴비, 감 따는 비용을 계산하지 않은 현혹성 말)이 있다고 적혀있다. 집은 수리해야 되는 폐가지만 수리하면 되고 농가 수리비는 500만원 지원된다고 했다. (이 또한 환상이고 착각이었다.) 밭을 임대하면 무상 임대란다. 와~! 죽인다! 순간 기뻤다. 이내 이런 좋은 물건이 왜 여기 나왔지...? 의구심이 생긴다. 

다음 날 직접 농림부 담당자에게 전화하여 어렵게 통화를 했더니 자기는 연락처는 모른단다. 이런 우라질! 그러면서 상주시 귀농귀촌정보센터로 전화해보란다. 상주로 전화거니 담당 사무장이 그 집은 어머니와 아들간에 법적 소송이 진행중이어서 인심이 흉흉해서 소개를 못해주겠다고 한다. 무슨 말이지는 모르지만 포기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나름 이유가 있었음) 

10월 4일 화요일 아침 7:00시 상주로 출발 했다. 

돈이 벌릴것 같아 포기하더라도 직접 가보고 포기하자는 생각에 아침 일찍 서둘렀다. 포기는 김장할 때 배추 한 포기 두 포기 셀 때 쓰는 말이라 하지 않는가! 부산에서 상주까지 가까운 길로 210Km 두시간 반은 더 걸리는 거리다. 

부산~대구 민자고속도로, 대구~김천 경부고속도로, 김천JC~상주 낙동분깃점 중부내륙고속도로, 낙동JC~남상주IC 청원상주고속도로를 지나 외남면사무소까지 네비없이 찾아갔다. 고속도로 과속카메라가 내내 신경쓰인다.

어쨌던 찾아 갔다. 면사무소를 들어서니 정면 책상에 부면장님이 계신다. 맞이해 주신다. 고맙다. 

어떻게 왔냐길래 부산에서 상주시 외남면으로 귀농할려고 왔다고 했다. 더욱 반갑게 대해주신다. 사실은 빈집을 찾아 왔다고 하니 다소 황당해 하신다. 이 마을에 소송이 걸린 집이 있다고 해서 그 집을 찾는다고 하니 더욱 황당해 하신다. ㅋ 

다소 어리숙하거나 무모해 보이는 내 모습을 나도 느낀다. 하지만 이 세상의 일이 그리 쉽던가! 황당한 사람이 있으니 주변 사람들이 거든다. 외남면 이장협의회장님도 옆에 계셨다. 이리 저리 말이 왔다 가더니 드디어 아는 분이 나타나고 알고보니 면사무소 직원분(2016년 지금은 그동안 다른 면에 근무해도 찾아가 인연을 이어와서 고맙게도 적극적으로 도와 주심)의 집이였다. 오 예~! 감사합니다. 본인 소유는 아니지만 자세히 말해주시고 함께 보러 가자 하신다. 고맙다. 처음 보는 모르는 이를 위해 시간을 내 주시고 부면장님이 앞장서신다. 고맙다. 부면장님의 베품으로 집 구경도하고 제법 떨어진 밭 구경도 갔다. 고맙다. 밭이 두 곳인데 한 곳은 작년에 냉해를 입어서 올 해는 작황이 좋지 않다고 말하신다. 거름도 주지 않아 더욱 그렇단다. 너무 밀식되어 솎아 내어 반은 파내야 한다고 한다. 둥시는 몇그루 없고 대봉이 많구나 하시며 대봉은 알이 굵어 개수로는 적게 열린단다. '배수는 잘 되겠네~ '하신다 한순간에 배우는게 너무 많다. 그래도 20년 넘은 고목이라 곶감을 하면 맛있고 냉해는 결정적인 건 아니라 한다. 메모리 시키느라 머리가 팽팽 돌아간다. 다른 한 곳의 밭은 감나무의 발육이 좋아 고목이자 거목이다. 수고(樹高)가 너무 높아 수확이 어렵단다. 그리고 500평에 감나무가 겨우 다섯그루다. 빈 땅에 밭을 부쳐 먹어라 하신다. 돌아오는 길에 옆구리를 쿡 찌르며 아니라는 신호를 보내신다. 또 고맙다. 그런데 사실 뭐가 뭔지 모르겠다. 그래도 귀농할려면 뭐라도 귀농 근거가 필요하지 싶어 뭘 모르고도 계약하고 싶어진다. 결국 말리는 사람의 말은 비싸다는 얘기다. 소유주는 큰 아들이고 권리는 어머니가 가지고 있단다. 어머니와 계약하라고 하신다. 셋 째 되는 분이... 사실 난 마음이 약해 흥정에는 약하다. 계약은 장기로 하라고 주변 분들이 말하신다. 땅에 투자(거름...)를 하면 원 주인이 재계약을 안한다고 한다. 탐이나 빼앗는다는 말이다. 5년을 계약하고 첫 해는 300만원 그다음 부턴 400, 500, 600, 700만원으로 평균 500만원으로 1차로 흥정을 하고 확정은 다음에 하기로 하였다. 좀 더 알아보고 배우고 해서 계약할려고 다음으로 미루었다. 부면장님 말씀은 지금은 감 수확철이지 내년 감농사용 감나무 계약철이 아니란다. 1월, 2월, 3월에 해도 된다고 하셨다. 진짜 고맙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수확 후 밑거름을 해주면 더욱 더 좋단다. 청도에서 귀농하여 9년차이고 복숭아, 자두, 사과, 감나무를 재배하고 상주시 청리면이 고향인 분의 조언이다.

그럼 나는 왜 곶감용 감나무에 관심을 가진 걸까?

다른 분들이 감나무는 사과, 배, 포도보다 일손이 덜 간다고 해서 할 수 있지 싶었다.(귀농 후 농사는 어느 것 하나 쉬운게 없음을 알게 됨)

이제 감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감 공부, 곶감 공부를 하자.

오늘의 농사 한마디

감나무는 새 가지에서 감이 열리고

배나무는 헌 가지에서 배가 열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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